살아있는 예술품이 된 남자
2021년 12월에 개봉한 피부를 판 남자는 12세 관람가로 개봉했다. 난민을 주제로 만든 이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 베니스 영화제 시상식 등에서 수상하여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이다. 특히 모니카 벨루치 배우의 복귀작으로 사람들의 화제를 일으켰다. 영화는 제목부터 강렬한 느낌으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어찌 보면 잔혹하기까지 한 제목 때문에 공포스러운 내용은 아닐지 고민하는 마음이 들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공포물과는 다르게 풍자의 성격을 띠고 있어 난민의 대한 생각을 고찰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대두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난민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실제 살아있는 사람을 전시한 예술가 빔 델보예를 바탕으로 영화는 만들어졌다. 살아있는 사람인 팀에게 타투를 했고 그가 죽자 등을 잘라내 액자에 걸었다고 한다. 그리고 2008년 그 작품은 한 개인수집가에게 낙찰되었다고 한다. 충격적이고 독특까지 한 내용의 피부를 판 남자의 줄거리를 소개하겠다. 주인공 샘은 돈, 명예, 자유를 갈망하는 평범한 남자였다. 여자 친구의 결혼을 반대하는 그녀의 부모님을 보며 샘은 낙담해한다. 부잣집의 딸이었던 샘의 여자 친구 집과는 달리 자신은 평범하고 가난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날 자유를 외치게 되고 그 죄로 잡혀가게 된다. 샘이 사는 시리아에서는 자유를 바라는 것은 곧 죄였다. 그 사건 이후 결국 샘은 난민이 되었다. 시리아에서 나와 레바논으로 갔고 가난에 허덕이며 예술품이 전시되어있는 전시장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 전시장에 전시된 음식으로 몰래 배를 채우다가 소라야라는 사람에게 들키게 된다. 샘의 가난을 지켜보던 소라야는 그를 천재적인 예술가 제프리에게 소개한다. 제프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바로 샘의 등이었다. 등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등에 타투를 새겨 넣고 평생 살아있는 예술품으로서 전시된다면 자유와, 돈, 명예를 주겠다고 한다. 섬뜩하지만 흥미로운 제안에 샘은 갈등한다. 하지만 제프리가 주는 엄청난 부와 자유는 그가 그토록 원했던 것이었다. 그깟 등이야 자유만 있다면 뭔들 줄 수 없을까 라는 생각에 샘은 제프리와 거래를 승낙한다. 그 이후 샘의 등에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 허가서를 뜻하는 비자라는 타투가 새겨졌고, 난민이었던 샘의 삶은 화려한 생활로 바뀌게 된다. 초호화 호텔에서 지내기도 하고 가고 국경도 마음대로 넘나들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물건으로 취급받기 시작한다. 정말 살아있는 예술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유를 원한 남자, 자유의 아이러니
샘은 자유를 위해 제프리의 제안을 수락했다.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하게 된 이유도 자유를 갈망했기 때문이었다. 샘은 더 이상 억압된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등을 캔버스로 한 타투가 새겨진 뒤 자신이 생각한 자유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영화 속에선 부자들이 난민을 바라보는 모습이 아주 날카롭고 예민하게 드러난다. 샘은 자유를 얻은 대신 살아있는 예술품, 물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샘이 경매장에서 등을 보인채 앉아있으면 관객들이 가격을 제시하기 시작한다. 마치 샘이 정말로 물품이 된 것처럼 사람들은 가격을 외치는데, 그 장면은 정말 지금 리뷰를 쓰는 와중에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인간의 광기 어린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영화 대사 속엔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중 에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었다. 제프리가 비자라는 글씨를 샘의 등에 타투로 새긴 뒤 유명해지자, 어떤 기자가 제프리에게 왜 비자로 새겼는지 질문했다. 제프리는 대답했다. 우리는 시리아나 아프간처럼 중동 사람들은 기피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러나 샘을 몸을 캔버스 삼아 비자를 그리니 세계 어느 곳에도 다닐 수 있지 않냐, 지금 우리의 시대는 사람보다 물건이 더 자유롭다고 제프리는 대답한다. 이 대사 속에 피부를 판 남자의 모든 주제가 다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대사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렇다. 난민은 아주 불쾌하고 지저분한 기피대상으로 생각해 받아주지 않지만 그 나라에서 나온 물건이나 장식들을 우리는 가져오고 싶어 했다. 이 행동들은 아주 아이러니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회적 풍자를 담고 있는 대사 속에서 다시 한번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역설적인 모습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 아이러니 속에서 사람의 인권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는 영화였다. 기괴하기까지 한 내용이지만 그 속은 사회를 섬뜩하게 비판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좋은 영화이기 때문에 주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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