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왕비 그녀의 이야기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스펜서는 2022년에 다이애나 왕비의 25주기를 맞춰 개봉하려고 했으나 조금 일찍 앞 당겨 개봉했다. 살아생전 다이애나 왕비가 영국 왕실에서 있었던 3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주연을 맡았다. 워낙 유명한 실존인물로 만들게 된 영화라 사람들의 많은 기대와 우려가 있었는데 그 부담감을 뚫고 대단한 열연을 펼쳤다고 한다. 영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다이애나 왕비의 왕실 직위가 아닌 스펜서라는 그녀의 이름을 씀으로써 이 영화는 그녀 자체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정보를 알 수 있다. 다이애나는 스펜서가의 셋째 딸로 태어났는데, 태어났을 당시 집안에서는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는 사실에 상당히 상심했다고 한다. 그 감정이 그녀에게도 도달했기에 다이애나는 항상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전해졌다. 그 아픔이 훗날 다이애나를 자존감 하락에 불안하게 하는 시초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렇다고 집안 사정이 화목한 가정도 아니었음을 부모님이 이혼하는 일로 짐작할 수 있다. 그 사건을 보며 다이애나의 불운한 어린 시절을 예상하게 했다. 많은 재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던 언니와 학교에서 타고난 수재로 유명했던 남동생과는 달리 다이애나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학업성적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했는데, 그로 인한 열등감 형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인다. 다이애나는 활발한 활동과는 달리 아기를 보살피고 아픈 사람들을 돌봐주는 일에 재능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런 재능을 무시했다고 한다. 그런 무시와 무관심 속에서 다이애나는 많은 상처를 받고 소극적인 상태로 자라났다. 귀족 가문의 딸로 태어난 다이애나는 자신의 불행과 스트레스를 남들에게 보일 수 없었기에 속으로 감추며 생활했다. 1987년 7월 그녀는 영국 왕실의 왕위 1위인 찰스 왕세자와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혼은 다이애나의 생활을 암흑으로 물들게 하는 결정적인 일이 된다. 영화는 3일 동안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뒤 그녀의 행보를 질투한 영국 왕실의 압박과 이혼 결심을 하게 한 상황을 보여준다. 그녀의 삶에 대한 고뇌와 왕실의 이중성을 보여주며 얼마나 답답한 감옥에서 버텨왔는지 가늠하게 한다.
영국 왕실에 대한 그녀의 작은 몸부림.
찰스 왕세자와 결혼했을 당시 다이애나는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찰스 왕세자는 사랑한다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든 사랑한다고 대답했다. 이 말에 담긴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다이애나는 그 이유를 결혼 후에 알게 된다. 다이애나는 찰스의 영원한 사랑이 아니었던 것이다. 스무 살의 어린 숙녀 다이애나는 그런 찰스를 알아보지 못했다. 노련하고 바람둥이인 그는 자신에게 걸맞은 신부를 찾은 것이었다. 당시 영국 왕실은 귀족 가문이 아닌 여자를 왕실에 들여놓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런 보수적인 위계 때문에 찰스 왕세자는 자신의 정부인 카밀라와 결혼하지 못했다. 그런 그를 왕으로 올릴 수 있었던 건 순진하고 예쁜 공주 신분의 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불행한 결혼생활은 왕족으로써 표현할 수 없었다. 그녀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다이애나 왕비는 파경에 치닿는 남편과의 관계를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왕비에도 불구하고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했으며 왕세자비의 이름으로 자선사업을 개최해 왕실의 위상을 높였다. 그런 다이애나의 모습에 전 세계 국민들은 응원을 보내고 감동했다. 고상한 옷을 입고 손가락으로 지시만 내리며 입으로만 하는 봉사들이 아니라 직접 움직여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그녀는 귀족의 우아함이 보였다. 솔직히 영국 왕실은 아주 그녀가 까다로웠을 것이다. 그저 순종적이기만 하고 조용한 여자일 줄 알고 결혼했는데 이젠 왕실의 어느 누구보다 인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희망과 행복을 짓밟은 건 왕실이었다. 대외활동을 정지시키고 억압하기 시작했다.
다이애나는 분노했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못하더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억압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용기를 내서 영국의 국영방송인 BBC에 인터뷰를 실시하고 영국 왕실을 고발하는 책을 냈다. 그녀의 용기에 사람들은 응원했다. 1986년 결국 영국 왕실은 그녀를 휘두르길 원했으나 세계의 비난에 이혼을 허락하고야 만다.
다이애나 스펜서, 그녀의 이름
이혼 후 그녀는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답답한 왕족의 왕세자비의 자리에서 내려온 다이애나는 행복했을 것이다. 누구에도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행보를 펼치며 할 수 있었고 그런 그녀를 응원하는 사랑하는 사람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1997년 8월 30일 파리에서 일어난 자동차사고로 36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녀가 사망했을 당시 국민들은 모두 애도를 표했다. 누구보다 정의롭고 국민들을 위한 행동을 하던 다이애나는 그렇게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았다. 이때 당시 나는 어렸을 시기여서 다이애나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그저 뉴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그녀의 장례식을 보면서 눈만 껌뻑거렸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개봉했다는 소식에 그녀에 대해 찾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불행한 자신의 생활에도 불구하고 희생정신을 보여주며 행동한 그녀의 모습은 모범적이었으며, 누구보다 영국 왕실에서 본받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이애나 스펜서, 그녀는 결국 사망했을 때도 왕세자비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그녀를 왕세자비가 아닌 다이애나 스펜서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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